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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식 쌓기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종료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by 삶은 재미나 2024. 3. 11.

 

2016년부터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금융 완화 정책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온 일본은행(BOJ)이 이르면 다음 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며 피벗(pivot·방향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며, 일본은행이 얼마만큼의 시간 간격을 두고 정책금리를 올릴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의 역사

도입 배경: 1980년대 후반 일본 경제에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거품이 형성됐고 결국 버블 경제가 붕괴하면서 1990년대 이후 장기적인 경기 불황이 찾아왔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2012년 아베노믹스(Abenomics: Shinzo Abe + economics를 합쳐놓은 신조어)가 "3개의 화살"이라고 부르는 세 가지 주요 정책 구성 요소(금융완화, 재정확대, 구조개혁 )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나 디플레이션을 극복하지도, 경제를 회복시키지도 못했습니다.

3개의 화살

금융완화 (Monetary Easing): 이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을 통해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엄격하게 낮추고, 시장에서 채권 및 기타 자산을 대규모로 매입하여 돈의 유통을 확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는 금융 시장의 유동성을 증가시키고 경제에 자극을 줄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재정확대 (Fiscal Stimulus): 공공 지출을 늘리고 세제 감면 등의 재정 정책을 통해 경제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공 투자를 확대하고 소비를 촉진하여 경기를 부양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구조개혁 (Structural Reforms): 일본의 경제 구조를 개선하고 경제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 구조개혁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노동 시장의 유연성 향상, 여성과 외국인 노동자의 진입장벽 완화, 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개혁은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경제의 풍성한 잠재성을 발휘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 2016년 1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때 일본은행은 예금금리를 -0.1%로 설정하여 은행들에게 예금을 보유하게 함으로써 경제 활동을 촉진하고, 소비와 투자를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러나 적절하지 못한 타이밍에 금리를 올리면서 장기 불황이 지속됐고, 아베 총리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단행했습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와 제로금리 정책

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 (제로금리 시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은 고성장 시기를 거쳤습니다. 이 기간에는 일본은행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제로금리 수준인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되었습니다.

2006년 - 2007년 (금리인상): 2006년과 2007년에는 예외적으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적이 있습니다. 2006년 7월에는 0.25%에서 0.5%로, 2007년 2월에는 0.5%에서 0.75%로 인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제로금리 정책이 유지되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 - 2010년대 초반 (제로금리 유지):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도 일본은행은 여전히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이 기간에도 일본은행은 경제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2016년 (마이너스 금리 도입): 2016년 1월, 일본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로써 예금금리가 마이너스(-0.1%)로 설정되었습니다. 이는 일본은행이 역사적으로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사례였습니다.

2016년 이후 - 2024년 3월 현재 (마이너스 금리 유지): 2016년 이후,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으로서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효과와 부작용 등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종료의 신호탄?

일본 총무성의 2024년 1월 발표에 따르면, 작년 일본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1% 오르며 4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일본 총무성은 2월 도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신선식품 제외)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임금 인상률도 작년 기준 3.2%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 위험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고민하게 되었으며,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올봄에 있을 임금협상인 '춘투(봄철 임금 협상)'에서의 임금 인상 추이와 물가 전망 등을 확인한 뒤,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통해 금융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르면 오는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때 단기금리가 동결되더라도 4월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개인 소비가 약하고 중국 등 해외 경제 감속이라는 불안 재료가 많아 올 1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이 지속할지는 전망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리가 조만간 오르더라도 당분간은 금리가 매우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실질임금이 상승해서 가계 소비가 회복되어야 하는데, 중소기업 노조가 요구한 임금 인상률 5.97%은, 경영 여건상 협상이 쉽지 않을 거란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근로자의 70~80%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해제 영향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면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6엔대 중반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세계적 영향:

마이너스 금리 탈출은 세계 금융 시장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의 신호를 감지하고 금융 자산의 가치 변동에 대비하여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의 자산에 투자해 왔던 일본 자산가들의 투자 자금이 일본으로 귀환하면서 전 세계 주식, 채권, 외환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통화인 엔화의 가치는 금리 정책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해제로 인해 엔화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해외무역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에의 영향:

일본의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일본의 수출 기업들은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외화가치 대비로 일본 제품이 더 비싸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본 제품의 가격을 하락시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경우 한국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은 한국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주가의 하락, 환율의 변동, 자본 유출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경제적으로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경제 정책 변화는 한국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탈출에는 한국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