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들어보셨을 만한 '매그니피센트 7'은 보통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알파벳), 메타(구. 페이스북), 테슬라, 엔디비아와 같은 미국 내 일곱 개의 빅테크 기업을 묶어서 통칭하는 신조어로 이러한 기업들은 주식 시장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종종 기술 분야에서의 지배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한때 테크 업계 왕좌를 차지했던 애플이 올해는 유독 다른 매그니피센트 7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을까요?
애플카 프로젝트의 중단
애플은 자동차 산업으로의 진출을 목표로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완전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를 개발해 왔습니다. 프로젝트 가동 초기, 애플이 이르면 2024~2025년 애플카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전략이 수차례 바뀌면서 계획이 지연됐고, 지난달에는 전기차 출시를 2028년으로 미루고 완전자율주행 대신 레벨 2 플러스 수준으로 전략을 바꾸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들의 마진 압박이 현실화한 가운데 애플 경영진 사이에서도 애플카의 마진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결국 오랫동안 준비해 온 전기차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생성형 AI 프로젝트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당장 매출이 안 나오면서도 매년 10억 달러 (1조3310억 원)의 거액이 들어가는 사업을 접은 만큼 일부 투자자들은 환영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애플이 또 다른 미래 지향적인 사업을 그만두고 안전한 영역에 머무르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사업에서의 부진
오픈AI가 2022년 챗GPT를 출시한 이후 기술 업계의 생성형 AI 개발 경쟁이 뜨겁지만, 애플이 상대적으로 잠잠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자사의 AI 기술을 활용하여 출시한
'AI 폰' 으로 인해 애플이 선점하고자 했던 AI 폰 시장에서의 우위를 빼앗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야심 차게 내놓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에 대한 반응마저 미지근 한 상황입니다. 구글 검색 지표를 나타내는 구글 트렌드상 미국 내 비전프로 언급 빈도는 출시일인 2월 2일 40, 이틀 후 100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출시 한 달이 지난 이달 2일에는 8에 불과했으며, 비전프로 관련 검색어 3위가 ‘애플 환불 정책’이라는 부분도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라는 반응입니다.
현재 미국 빅테크의 성장 테마가 AI로 바뀌면서 초거대 AI 개발과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로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MS 등의 주가는 연일 상승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은 아직 이렇다 할 AI 전략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AI 랠리에서 완전히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와 경쟁 증가
기술 시장의 포화와 경쟁 증가는 전반적으로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더욱 치열한 경쟁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포화는 애플과 같은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새로운 기능이나 혁신적인 디자인의 부재로 인해 기존 사용자들이 새로운 모델을 구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현지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애플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걱정되는 대목입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 중 하나로,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애플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에서의 올해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은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하여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이례적인 할인행사까지 진행했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을 극복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애플의 매출과 이익 전망이 불확실해지고 주가에도 압력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례적인 할인행사까지 진행했지만,
서비스 부문의 성장 속도
애플은 최근 몇 년 동안 서비스 부문에 집중하며 애플 뮤직, 애플 TV+, 애플 페이 등의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 애플의 서비스 부문 수익은 11% 증가한 231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이며,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강력한 IP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경쟁사들의 강력한 입지로 인해 애플의 경쟁력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국제 정치적 요인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정치적 요인은 애플의 경영 및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입니다.
특히 중국과 같은 대규모 시장에서의 정치적 결정은 애플의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사용을 금지하는 내부 지침을 발표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러한 결정은 애플의 중국 내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정부와의 관계가 중요한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경쟁력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은 두 나라의 기업들에게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무역 제재나 중국 정부의 반격 조치는 애플의 제품 생산 및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이는 곧 애플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애플의 글로벌 매출 0.5%에 해당하는 금액인 18억 4000만 유로(약 2조 67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애플에게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유럽연합은 기업들의 독점 행위를 규제하고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앱 스토어 내에서의 경쟁을 제한하고, 다른 음악 스트리밍 업체들에 불리한 조건을 부여했다는 결론과 함께 애플에 대해 거대한 과징금을 부과하고, 애플이 해당 행위를 중단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애플의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한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미국 법무부는 지난 5년간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와 관련해 경쟁을 제한해 왔다며 반독점 소송을 준비해 왔고, 이르면 이번 달 애플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애플은 올해 주가가 11.6% 하락하여 시가총액만 3000억 달러(약 400조 원) 넘게 증발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반면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연초 이후 73.5% 치솟았으며, 아마존과 MS는 같은 기간 각각 14.5%, 7% 상승했습니다.
또한 투자자들이 애플 주식 공매도에 나서면서 지난달에는 공매도 수익 2위 종목에 오르는 굴욕에 더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도 애플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일 악재가 겹치는 애플은 올해 아이폰16 시리즈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요, 애플카 사업을 접는 대신 AI 기능 개발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 중이라고 밝힌 만큼, 6월께 열리는 애플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어떠한 발표가 나올지, 애플이 AI와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월스트리트에서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경제지식 쌓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달러화 강세 지속, 원-달러 환율도 상승 (0) | 2024.03.18 |
---|---|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로 인한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은? (1) | 2024.03.15 |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종료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1) | 2024.03.11 |
인공지능 시대의 선두주자, 마이크로소프트 vs 엔비디아 여러분의 선택은? (0) | 2024.03.07 |
금값 상승의 이유와 미래 전망, 여러분의 투자는 안전한가요? (0) | 2024.03.07 |